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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의회 제208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이영숙 의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5.26	조회수	690
안녕하십니까? 행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이영숙입니다. 오늘 본의원은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제 열린 제208회 도봉구의회 임시회 중 제2차 행정복지위원회가 정회 된 후 다시 열리지 못하고 끝내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되었기 때문입니다. 행정복지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은 ‘ 서울특별시 도봉구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었습니다. 이 조례는 2009년 11.17일에 기 제정된 조례로 금번 개정안은 학교급식의 질적 개선을 위한 친환경급식, 보편적 교육복지 증진 및 학부모의 교육비 경감을 위하여 도봉구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무상급식의 제도적 근거를 좀더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상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결국 상임위에서 의결도 되지 못한 채 계류상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지난 연말 파행을 빚었던 도봉구의회가 6개월도 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번 일로 공무원들은 12시가 넘도록 벌 아닌 벌을 서게 되었고 끝까지 합의를 이뤄내려 했던 의장님과 여러 의원님들의 노력도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무력감뿐입니다. 기존 조례가 이미 무상급식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되었기에 사실 이번 조례안 통과여부는 무상급식 시행이나 예산집행과 관련 해서는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오히려 급식지원센터나 친환경 급식지원 심의위원회 운영등에 대한 집행부의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에 대해 의회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원님들은 조례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와 연구, 그에 따른 근거나 이유없이 무조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니 나중에 처리하자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타 자치구만 보더라도 이미 무상급식관련조례가 있는 자치구가 절반도 넘고 거의 모든 자치구에서 무상급식은 시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사실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나라당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지난 3월, 의회에 올라온 이 조례안이 의장단의 회의결과로 지금까지 늦쳐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약속을 깨고 다시금 계속 나중에만 처리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아무런 명분도 이유도 없습니다. 주민이나 집행부, 의회 어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목잡기일 뿐입니다. 의회가 어떤 곳입니까? 주민의 대표기관으로 각각의 입법기관인 의원이 모여 중요한 사항에 대해 그 자치단체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의결기관입니다. 그리고 그 권한은 주민이 우리들에게 부여한 것이므로 모든 결정에 대해 주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것도 의회와 의원의 임무일 것입니다. 문제가 있는 조례라면 의원에게 부여된 의사결정 권한으로 상임위에서든 본회의에서든 주민이 납득하고 이해될 수 있도록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보완돼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고 부결을 하든 가결을 하든 의사결정을 하면 됩니다. 그것이 의회에 주어진 역할입니다. 어제 10시에 시작된 상임위는 오전 12시 30분 경 관계공무원과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서로 상충되는 의견을 간담회에서 나눈 후 1시30분에 다시 속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위원회는 속개되지 않고 급기야 한나라당의원님들은 모든 것을 상임위원장에게 맡기겠다며 의회를 떠나버렸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얼굴을 맞대고 협의 논의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얘기해 봐야 별 수 없다”는 태도로 의회를 떠나버리고 수차례의 전화와 문자를 보내도 답하지 않는 태도는 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비겁한 짓입니다. 의회가 할 일을 안하고, 의원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책임전가는 위원장에게만 하고 위원장은 절대 혼자 독박쓰지 않겠다며 서로서로 미루는 행태를 보면서 지난 번 식물의회로 전락했던 도봉구의회가 이젠 상임위까지 식물상임위가 되는가 싶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식물상임위를 만든 것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자초한 일입니다. 행정복지위원회는 민주당의원 4명, 한나라당의원 3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위원장은 한나라당의원입니다. 의사정족수가 충분해 위원장은 상임위를 속개하여 의사결정을 하면 되는 상황임에도 서로 책임지고 싶지 않아 자동산회를 시킨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민의 복지나 이익은 실종됐고 오로지 정당공천을 받은 정치꾼의 모습만 있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번 사태의 원인은 첫째, 물밑협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집행부에서 넘어온 위 조례에 대해 의장단은 다른 의원들과의 소통없이 상호 물밑협의를 했습니다. 3월은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으니 두달만 연기해 달라는 한나라당의장단의 요구를 수용해 5월로 미뤘던 것입니다. 본의원은 나중에 물밑협상 내용을 알았을 때 그건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정치적합의가 필요한 때도 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5월이 되자 6월에 하자, 7월말까지 하자, 아니 해주긴 해주는데 시기를 못박지 말자...이렇게 말바꾸기를 계속하니 더 이상 협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물밑협상 보다는 전체의원에게 알리고 충분한 사전 토론과 합의가 진행됐다면 어제같은 사태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둘째는 상임위원장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차원의 민감한 사항이라 인간적인 어려움은 개인적으로 충분히 공감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의회에서 상임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의사정족수가 넘었는데도 서로 상대방탓만 하며 위원장이 회의를 속개하지도 않고 자동산회 시킴으로서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셋째는 아무리 시간이 걸리고 힘들어도 합의를 위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 상임위 소속 위원들에게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본의원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그 책임을 지고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습니다. 상임위원장 또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때문이든 의회가 의회의 본분을 스스로 져버린 것,의원이 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은 어느 당임을 떠나 기초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이런 일이 없었다는 도봉구의회에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7:7 동수로 구성된 양당구조 때문일까요? 중앙정치 논리가 지방자치에까지 그대로 내려와서일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 때문에 구의원이 됐는지 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정당공천을 받은 구의원이라해도 지방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은 입법기관이며, 주민이 중심임을 잊지 말고, 의원 스스로 ‘민의’와 ‘소신’,‘합목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을 자꾸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의원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정말 기초의회는 필요없는게 아닐까 싶은 말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졌습니다. 진정한 지방자치가 가능하려면 의회의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이고 풀뿌리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기초의회는 존속돼야 함에도 지금의 현실을 보면 \\\'기초의회 폐지론\\\'에 마음이 더 갑니다. 정말 의회의 개혁없이, 의원의 변화없이는 기초의회는 주민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결국 외면당할 것입니다. 또한 의회는 가장 민주적인 곳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적인 절차와 합의는 만장일치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들의 충돌 속에서 경청과 조율,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상임위에서는 의견충돌만 있었지 민주적 합의를 이뤄내려는 모습도 없었고, 경청을 통한 변화도 없었으며 조율하고 조정하려는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도봉구의회에서 물밑의정은 일체 없어져야 하고 모든 의정은 최대한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서로 같은 의원임이 부끄럽지 않도록 당을 떠나 주민의 이익과 복지를 중심에 두는 의원으로 거듭나야 할 것임을 간곡히 바라며 이상으로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첨부	이영숙DSC_5614.JPG [31]